서론
세 개의 이름으로 살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요한, 씨돌, 용현을 처음 접했을 때, 제목만으로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SBS 스페셜 다큐멘터리를 원작으로 한 이 책은 단순한 인물 전기가 아니라, 우리 현대사의 그늘진 곳에서 묵묵히 자신을 바친 한 사람의 삶을 통해 진정한 휴머니즘이 무엇인지 묻고 있었다.
📚 도서 정보

제목 | 요한, 씨돌, 용현 –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
저자 | SBS 스페셜 제작팀, 이큰별, 이승미 (지은이) |
출판사 | 가나출판사 |
출간일 | 2020년 01월 16일 |
정가 | 15,500원 |
판매가 | 13,950원 |
ISBN | 9788957360415 |
책 소개:
세 개의 이름과 세 가지의 삶을 살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 다큐멘터리를 보며 여러 질문을 마음속에 품었을 독자들에게 대답이 되길 바라며 SBS 스페셜 제작팀이 정성을 담아 책, <요한, 씨돌, 용현>을 펴냈다.
1. 표지·제목·선입견
제47회 한국방송대상 대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의 책 버전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컸다.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이라는 부제는 역설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느낌을 주었는데, 한 사람이 어떻게 동시에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 SBS 스페셜 제작팀과 이큰별 PD가 공동으로 집필했다는 점에서 방송 콘텐츠를 단순히 활자화한 것이 아니라, 책만의 깊이 있는 서술을 기대했다. 다만 다큐멘터리 원작의 경우 때로는 감정적 호소에 치우쳐 객관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2. 읽으며 바뀐 생각들
첫 번째 전환점은 씨돌이라는 자연인의 모습을 통해서였다. 강원도 정선의 봉화치 마을에서 도롱뇽을 구하고 고라니 발자국을 지워주는 그의 모습은 단순한 생태주의자가 아니라,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었다. 두 번째로는 요한이라는 이름으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과거가 드러나면서다. 87년 정연관 상병 의문사 사건을 비롯해 한국 현대사의 아픈 순간마다 그가 있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세 번째 전환점은 이 모든 것이 한 사람, 김용현이라는 동일 인물의 서로 다른 모습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였다. 작가들은 시간을 오가며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구성을 통해 독자가 점진적으로 진실에 다가가도록 했는데, 이러한 서술 방식은 마치 수사물을 읽는 듯한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3. 내 삶에 남은 잔상
책을 덮고 난 후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는 용현의 말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도 그것을 특별한 일로 여기지 않는 그의 태도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일상에서 작은 불편함에도 불평하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진정한 나눔과 희생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그가 자신의 집과 땅까지 기부했다는 대목에서는 물질적 소유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흔들어놓았다. in-book.co.kr에서 이런 깊이 있는 책들을 찾아 읽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여운 때문이다.
4. 추천 독자 & 읽기 팁
적합한 독자: 첫째, 한국 현대사에 관심이 있으면서 개인의 삶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이다. 둘째, 진정한 휴머니즘과 이타적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독자들로, 특히 개인주의 시대에 공동체적 가치를 되돌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부적합할 수 있는 독자: 빠른 전개와 자극적인 내용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무겁고 느릴 수 있다. 특히 사회 참여나 희생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독자라면 주인공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읽기 호흡/주의사항: 감정적으로 소모될 수 있는 내용이 많으므로 천천히 읽으며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사전지식 팁: 1980년대 민주화 운동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으면 책의 맥락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이 책이 어려운가요?
문체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다룬 주제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한국 현대사의 아픈 기억들과 한 개인의 희생적 삶이 교차하면서 읽는 이에게 깊은 사유를 요구한다. 감정적 몰입도가 높아 때로는 마음이 무거워질 수 있다.
완독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요?
272쪽 분량으로 천천히 읽으면 4-5시간, 보통 속도로는 3-4시간, 빠르게 읽어도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다만 내용의 무게감 때문에 한 번에 읽기보다는 여러 차례 나누어 읽는 것을 권한다.
비슷한 책을 읽은 독자에게도 새로울까요?
첫째, 세 개의 정체성으로 살아온 한 인물의 이야기라는 독특한 구성이 차별점이다. 둘째,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발견한 생생한 증언과 자료들이 책에만 담긴 추가적인 깊이를 제공한다.
결론
이 책은 단순한 인물 전기를 넘어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 누구인지, 어떤 삶이 의미 있는 삶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요한 씨돌이라는 두 이름으로 기억되는 김용현의 삶은 개인의 행복보다 공동체의 선을 택한 한 인간의 숭고한 기록이다.
별점: ★★★★☆ (5점 만점)
빛나지 않는 별들이 더 많다는 것을 기억하게 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