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어린이들 이영은 : 1938년 일제 강점기 어린이 수필


서론

제국의 어린이들은 1938년 조선총독부 글짓기 대회 수상작을 통해 일제강점기 어린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특별한 책이다. 일본인 어린이와 조선인 어린이가 각각 쓴 수필을 대조하며 읽는 경험은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고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역사를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접근 자체가 신선했다.

📚 도서 정보

제국의 어린이들
제목 제국의 어린이들
저자 이영은 (지은이)
출판사 을유문화사
출간일 2025년 08월 15일
정가 18,000원
판매가 16,200원
ISBN 9788932475691

책 소개:
일제 강점기 조선 지역에 살게 된 일본인 어린이들의 세계와 토박이 조선 어린이들의 세계를 함께 선보인다.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대조되는 이 두 세계를 바라보면서 어린이가 출신 사회와 배경의 차이에 따라 어떻게 다른 세계관을 학습하게 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1. 표지·제목·선입견

‘제국의 어린이들’이라는 제목에서 처음엔 일본 제국주의 하에서 희생당한 조선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예상했다. 하지만 책 소개를 읽고 나서야 일본인 어린이와 조선인 어린이의 글을 함께 다룬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저자 이영은이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역사학자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과연 어떤 시각으로 이 민감한 주제를 다룰지 궁금했고, 동시에 자칫 균형을 잃거나 감정적으로 치우칠 수 있는 주제라는 우려도 있었다. 표지의 차분한 톤이 오히려 내용의 무게감을 예고하는 듯했다.

2. 읽으며 바뀐 생각들

첫 번째 전환점은 일본인 어린이들의 글에서 나타나는 여유로운 일상과 조선인 어린이들의 절박한 현실이 대비되는 순간이었다. 같은 땅에 살면서도 한 아이는 새 자동차를 타고 경성 구경을 하고, 다른 아이는 학비를 구하러 하루 종일 걸어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두 번째는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나는 계급적 차이였다. 일본인 어린이에게 동물은 외로움을 달래는 친구였지만, 조선인 어린이에게는 생계를 위한 수단이었다는 분석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세 번째 전환점은 전쟁 관련 글들이 등장하면서 어린이들의 순수한 일상이 제국주의 이데올로기로 물들어가는 과정을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저자의 해석이 더해지면서 단순해 보였던 어린이 글쓰기가 당대 사회구조의 축소판임을 깨달았다.

3. 내 삶에 남은 잔상

책을 덮고 며칠이 지나도 함경남도 일본인 소녀가 쓴 겨울 아침 풍경이 자꾸 떠올랐다. 성에 낀 유리창을 손가락으로 그어 밖을 내다보는 장면의 섬세함이 놀라웠다. 동시에 조선인 아이가 쓴 ‘어린 거지’ 이야기에서 복동이라는 열 살 아이에게 2전을 건네며 느꼈던 미안함도 계속 마음에 남았다. 이 책을 읽은 후 현재 우리 사회의 어린이들이 쓰는 글에도 어떤 사회적 맥락이 숨어있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특히 경제적 격차나 지역 차이가 어린이들의 글쓰기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관심이 생겼다.

4. 추천 독자 & 읽기 팁

제국의 어린이들의 적합한 독자로는 먼저 일제강점기사에 관심이 있지만 기존의 정치사나 경제사가 아닌 일상사 관점을 원하는 독자들이다. 또한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나 부모로서 어린이의 글쓰기와 사고 과정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도 유익하다.

부적합할 수 있는 독자는 일제강점기에 대한 감정적 접근만을 원하는 독자들이다. 이 책은 분석적이고 학술적인 접근을 취하므로 단순한 의분이나 동정을 원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읽기 호흡으로는 어린이들의 원문을 먼저 읽고 저자의 해석을 음미하는 방식을 권한다. 감정적 소모가 있을 수 있으니 한 번에 몰아서 읽기보다는 적당한 휴식을 두는 것이 좋다.

사전지식으로는 1930년대 조선의 교육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으면 도움이 되지만, 저자가 충분한 배경 설명을 제공하므로 필수는 아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 책이 어려운가요?

어린이들이 쓴 원문 자체는 쉽고 감동적이지만, 저자의 분석과 해석 부분에서는 일정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려면 약간의 배경지식이 도움이 되지만, 전체적으로는 일반 독자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완독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요?

324쪽 분량으로 천천히 읽으면 일주일, 보통 속도로는 3-4일, 빠르게 읽으면 이틀 정도 소요된다. 어린이 원문을 음미하며 읽는다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그만큼 깊은 감동을 얻을 수 있다.

비슷한 책을 읽은 독자에게도 새로울까요?

일제강점기를 다룬 기존 도서들과 달리 어린이 수필이라는 1차 사료를 직접 제시한다는 점과, 일본인 어린이와 조선인 어린이의 글을 대조 분석한다는 독특한 접근법이 차별점이다.

결론

제국의 어린이들은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일제강점기라는 독특한 관점이 깊은 울림을 준다. 저자의 섬세한 분석과 어린이들의 순수한 문장이 조화를 이루며, 역사의 무게와 인간적 따뜻함을 동시에 전달한다. in-book.co.kr에서 만난 이런 특별한 역사서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별점: ★★★★☆ (5점 만점)

어린이의 글에서 발견하는 시대의 진실,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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