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김애란의 8년 만의 신작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를 받아든 순간, 문득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가 얼마나 자주 ‘안녕’을 묻게 되었는지 떠올렸다. 단순한 인사말이 아닌, 진짜 안녕을 바라는 마음으로. 7편의 단편이 담긴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김애란이라는 이름 자체가 우리 시대의 정서를 가장 예민하게 포착해내는 작가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 도서 정보

제목 | 안녕이라 그랬어 |
저자 | 김애란 (지은이) |
출판사 | 문학동네 |
출간일 | 2025년 06월 20일 |
정가 | 16,800원 |
판매가 | 15,120원 |
ISBN | 9791141602376 |
책 소개:
소설가 김애란이 『바깥은 여름』 이후 팔 년 만에 새 소설집으로 돌아왔다. 2022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홈 파티」와 2022 오영수문학상 수상작인 「좋은 이웃」을 비롯해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1. 표지·제목·선입견
표지의 담담한 색감과 『안녕이라 그랬어』라는 제목에서 이미 어떤 아련함이 전해졌다. 김애란 하면 떠오르는 건 『바깥은 여름』의 섬세한 관찰력과 『두근두근 내 인생』의 따뜻한 시선이었다. 8년이라는 공백이 작가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지 궁금했지만, 동시에 너무 많이 달라져 있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특히 2022년 김승옥문학상과 오영수문학상 수상작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완성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건 단순한 작별이 아닌, 무언가를 놓아주면서도 품고 가려는 복잡한 마음이었다. 작가의 말에서 “뒤늦은 깨달음”을 언급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는데, 이것이 소설 전반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을지 기대와 함께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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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읽으며 바뀐 생각들
첫 번째 전환점은 「홈 파티」를 읽으면서였다. 배우인 주인공이 다른 사람의 집에서 느끼는 미묘한 감정들을 따라가다 보니, 이 소설집의 핵심이 ‘공간’에 있음을 깨달았다. 단순히 배경으로서의 공간이 아니라, 각자의 삶의 기준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소로서의 공간 말이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자리에 서보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라는 질문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화두임을 알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좋은 이웃」에서 부동산과 주거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서 김애란의 변화를 감지했다. 이전보다 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의식이 드러났지만, 그렇다고 해서 설교조로 흐르지는 않았다. 오히려 “젊은 시절, 나는 ‘사람’을 지키고 싶었는데 요즘은 자꾸 ‘재산’을 지키고 싶어집니다”라는 고백에서 작가 자신도 이 딜레마 속에 있음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마지막 전환점은 「안녕이라 그랬어」를 읽으면서였는데, 상실에 대한 김애란의 시선이 예전보다 더 차분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살면서 이별이라고는 전혀 겪어본 적 없는 사람들처럼” 놀라는 우리의 모습을 관찰하는 시선이 한층 성숙해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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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내 삶에 남은 잔상
『안녕이라 그랬어』를 덮고 며칠이 지났는데도 「좋은 이웃」의 한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집을 구경 온 사람들이 실거주자의 모든 공간을 훑어보는 장면에서 느꼈던 불편함이 실제로 내가 경험했던 감정과 겹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은 풍경이 다 돈으로 보인다”는 문장을 읽은 후로는 정말로 아파트 단지를 지날 때마다 그 말이 떠올랐다. 「레몬케이크」에서 주인공이 고통을 견디기 위해 공원의 큰 나무들 사이를 걷는 장면도 인상 깊었는데, 나 역시 힘들 때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 걸 깨달으며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이 책을 읽은 후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할 때 예전보다 더 조심스러워졌고, 무엇보다 ‘안녕’이라는 인사말을 건넬 때 그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4. 추천 독자 & 읽기 팁
『안녕이라 그랬어』의 적합한 독자로는 첫째, 30-40대로 주거 문제나 경제적 불안을 경험해본 사람들이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 속에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을 김애란만의 섬세한 시선으로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인간관계에서 오는 미묘한 갈등과 오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적합하다.
부적합할 수 있는 독자는 빠른 전개나 강렬한 사건을 기대하는 독자들이다. 이 책은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깊이 들여다보는 스타일이라 액션이나 극적 반전을 원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읽기 호흡으로는 한 편씩 천천히 읽기를 권한다. 각 단편이 던지는 질문들을 충분히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며, 연속으로 읽으면 정서적으로 다소 무거울 수 있다.
사전지식 팁으로는 최근 몇 년간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몰라도 충분히 감상 가능하다.
자주 묻는 질문
이 책이 어려운가요?
김애란 특유의 담백하고 명료한 문체 덕분에 읽기 자체는 어렵지 않다. 다만 각 단편이 제기하는 현실적 문제들과 인물들의 내면을 깊이 이해하려면 어느 정도 삶의 경험이 필요할 수 있다.
완독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요?
천천히 읽는 독자라면 일주일 정도, 보통 속도로는 3-4일, 빠르게 읽으면 하루나 이틀이면 충분하다. 320쪽의 단편집이지만 각 작품의 여운을 음미할 시간을 두는 것이 좋다.
비슷한 책을 읽은 독자에게도 새로울까요?
김애란의 기존 작품을 읽었더라도 충분히 새롭다. 첫째, 공간을 중심으로 한 서사 구조가 독특하고, 둘째, 현실 문제에 대한 접근이 이전보다 더 직접적이면서도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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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안녕이라 그랬어』는 김애란이 8년의 침묵을 깨고 내놓은 성숙한 작품이다. 공간을 통해 인간관계와 현실 문제를 들여다보는 시선이 예리하면서도 따뜻하다. 각 단편이 던지는 질문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별점: ★★★★☆ (5점 만점)
진정한 안녕을 묻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다.